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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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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논의 생략한 배아복제 연구
논의 생략한 배아복제 연구

지난 2월 인간배아 복제세포를 이용한 줄기세포 배양이 학술지 〈사이언스〉와 언론 보도를 통해 공표된 이후 귀국 기자회견에서 연구 책임자인 황우석 교수는 시민들의 합의가 있을 때까지 인간 난자를 이용한 배아복제 연구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했다. 윤리학적 문제점을 지적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소나마 우려를 거두고 합리적인 방안이 모색되기를 기대했다.
그런데 최근 황 교수는 다시 연구를 재개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모양이다. 시민들의 합의가 어떻게 이루어져 연구 재개를 지지하게 되었는지 알 길은 없으나, 시민들의 의사를 아우르려는 공개적인 노력은 없었고 공개강연을 위주로 한 시민 계몽과 일부 언론을 통한 견해 발표 등이 강조되었던 것만은 사실이다. 연구팀은 〈네이처〉와 생명윤리학회 등 언론과 공식적인 기관에서 제기된 윤리적 의문점을 해소하려는 최소한의 성의도 보여주지 않았다. 영국에서 이미 배아복제 연구가 승인되고 미국이나 일본에서 이를 추격하는 등 배아복제 연구가 다른 연구진에 의해 추월당하지 않을지 조바심이 들 수밖에 없는 연구자의 마음도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배아 줄기세포 연구는 단순히 윤리냐, 의료복지냐의 택일 문제가 아닌 다각적인 측면이 고려되어야 비로소 현실적으로 정책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황우석 교수가 재개하겠다고 선언한, 난자를 이용하는 새로운 인간배아복제 연구는 생명윤리안전법의 발효 이후 국가생명윤리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허가되어야 하고, 연구과정도 철저하게 기관생명윤리위원회의 감시를 받아 진행되어야 한다.


10월27일치 〈한겨레〉 보도를 보면, 정부 일각에서는 아직 시행되지도 않은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의 ‘3년 이상 관련 연구를 계속한 자’ ‘관련 논문을 한번 이상 발표한 자’는 보건복지부 장관의 승인만으로 연구를 계속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는 부칙 조항을 준용하여 황 교수의 연구를 조기 승인할 움직임도 보인다고 한다. 배아복제에 대한 지원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도, 전문가들의 동료심사나 성체 줄기세포 및 제대혈 등 대안적인 줄기세포 연구와의 형평성 문제는 아예 도외시되고 있으며, 10년 뒤면 한국을 먹여 살릴 기반기술이 된다거나, 삼성에 버금가는 부를 창출할 수 있다는 등 근거가 모호한 장밋빛 수사학만이 강조된다. 내년에는 연구자에게 265억원이라는 막대한 연구자금이 지원되고 심지어는 요인에 준하는 신변 경호까지 받고 있다니 모든 과학정책이 배아복제에 ‘모두걸기’를 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다.

배아복제 연구를 조기 승인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은 잘못된 것이다. 내년부터 시행예정인 생명윤리안전법을 발효 이전에 적용하여 연구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한다면, 그 법에 의해 황 교수의 연구는 이미 불법적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 또한 난자를 이용한 배아를 계속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은 연구자들이 소속한 줄기세포연구센터의 기관윤리위원회 지침을 스스로 어기는 일이다.

황 교수가 재개하겠다고 선언한, 난자를 이용하는 새로운 인간배아 복제 연구는 생명윤리안전법의 발효 이후 국가생명윤리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허가해야 하고, 연구과정도 철저하게 기관생명윤리위원회의 감시를 받아 진행해야 한다.

이미 만들어진 복제배아의 처리도 뜨거운 감자다. 미국 부시 행정부에서 2001년 8월9일 이전에 이미 만들어진 배아 줄기세포에 대해 연방정부의 기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한 정책이나, 독일에서 줄기세포법의 규정에 따라 수입한 배아 줄기세포만을 사용하여 연구할 수 있도록 한 방침이 우리가 원용할 수 있는 선례가 될 것이다. 실제로 난자를 계속 만들어내지 않고서도 법률 발효 이전까지는 이미 만들어진 배아를 이용한 줄기세포의 분화 및 동물 적용 연구에 힘쓰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전방욱/강릉대 교수·생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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