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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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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보안법 폐지는 시대적 요구- 조국 서울대 교수·법학


노무현 대통령이 국가보안법 폐지의 소신을 밝힌 후 이를 둘러싼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국보법이 보여준 폐해를 생각하면 노대통령의 입장 표명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태백산맥’이 ‘이적표현물’로 수사를 받고, 고등학교 문화동아리가 ‘이적단체’로 기소되며, 국보법 철폐를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거는 것이 국보법 위반으로 처벌되는 것이 민주화가 되었다는 우리의 법 현실이다.


- 민주주의 체제 자신감 표현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들은 국보법이 폐지되면 마치 우리 사회가 간첩의 천국이 되어 나라가 결딴날 것처럼 연일 보도하고, 한나라당은 장외투쟁을 공언했으며, 과거 권위주의 체제 하에서 요직을 경험했던 ‘보수원로’들은 ‘6·15 선언’의 폐기까지 주장하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국보법 폐지 논란을 정파적 이익실현을 위해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국보법이 폐지되면 진정 국가안보가 위태롭게 되는지, 그리고 형법만으로는 국가안보를 명백하고 실질적으로 위협하는 행위를 처벌할 수 없는지 여부를 차근차근 따져보는 것이다.


사실 국가안보의 기본법은 바로 형법이다. 반세기 전 형법이 제정될 때 김병로 대법원장이 밝혔듯이 국보법이 폐지되더라도 민주사회를 지키는 데는 형법으로 충분하다. 예컨대, 형법은 내란·외환·간첩행위 등을 처벌하는데, 이를 완수하는 것은 물론 이 행위를 예비·음모·선동·선전하는 행위도 처벌한다. 그리고 불법적·폭력적인 집회 및 시위는 집시법으로 규제되며,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정당을 만들면 정당법으로 해산이 가능하다. 불법적으로 월북할 경우 출입국관리법이나 남북교류협력법으로 규제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한편 대법원은 이미 판례를 통하여 북한을 일관되게 형법 102조의 ‘준(準)적국’으로 보고 있기에, 국보법의 ‘반국가단체’ 규정은 불필요하다. 게다가 북한의 정책과 노선에 따라 ‘적국’ 해당 여부가 달라질 수 있기에 전략적 융통성도 생기게 된다. 국보법을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에서는 국보법이 없으면 북한 인공기를 광화문에서 흔들며 주체사상을 전파하는 행위는 처벌할 수 없지 않느냐고 반발한다. 그러나 우리 국민의 의식수준을 고려할 때 이러한 행위를 보고 국민들이 감동을 받아 ‘빨갱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한총련과 같은 ‘이적단체’의 결성을 허용하자는 말이냐 라는 항의도 들린다. 그러나 한총련의 강령은 국회의석을 가진 민주노동당 강령보다 온건하다는 점은 잊혀져 있다. 지난 대선과 총선은 주권자 국민이 좌파 정치조직의 주장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해져 있음을 잘 보여준 바 있다. 대만이 중국보다 국력이 명백히 열세에 놓여 있지만 민주화 이후에 마오쩌둥(毛澤東)주의 정치조직조차도 합법화하였음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성숙한 국민의식 신뢰해야 -


한편 북한 형법상의 ‘반국가범죄’의 일부 규정이나 조선노동당 규약에 규정된 ‘민족해방인민민주주의혁명론’을 이유로 국보법 폐지를 반대하는 논리도 있다. 이상의 조항이나 규약이 북한 사회에서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있고, ‘6·15 남북합의서’ 정신에도 부합하지 않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북측이 변화할 때까지 남측이 국보법을 유지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 아우가 잘못된 일을 한다고 해서, 형도 “네가 그러면 나도 계속 못된 짓 하겠다”라고 고집해야 하겠는가, 아니면 모범을 보이며 아우가 따라오길 권유해야 하겠는가?


국보법 폐지는 우리 민주주의 체제의 자신감의 산물이다. 단호하게 국보법이라는 냉전과 독재의 유물을 벗어 던지고 당당하게 북측에 대하여 문제가 되는 형법조항이나 당 규약 개폐를 요구해야 할 것이다. 국보법 폐지는 남한 사회의 정치적 민주주의를 보다 성숙시킴은 물론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촉구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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