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대학 출제경향 정확히 파악해야
통합교과형 문제 사고확장 연습 중요
논술고사의 형태는 매우 다양하다. 대학에 따라서 인문, 사회학적인 주제를 다루는 ‘언어 논술’만 치르기도 하고, 수학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수리 논술’과 과학의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력과 사고력을 묻는 ‘과학 논술’을 함께 치르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많은 대학들이, 특히 수시 논술에서는 ‘통합교과형의 복수 문항’을 출제하는 경향이 굳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서울대와 고려대, 서강대 등이 잇달아 통합교과형 논술 예시 문항을 발표하고, 수시 1학기 모집에서도 고려대와 이화여대, 서강대 등이 통합교과형 논술고사를 치르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굳어졌다. 인문, 사회, 과학 등 다양한 영역의 제시문을 바탕으로 여러 개의 문항을 한 묶음으로 출제해, 문제 해결의 단계적 과정을 묻는 것이 그 특징이다.
따라서 수시 2학기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무엇보다도 각 교과를 통합적으로 사고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통합교과란 단지 교과서를 합쳤다는 말이 아니라 각 교과에 공통으로 흐르는 맥을 짚어내는 것을 말한다. 하나의 사회문화 현상이라도 이를 사회, 과학, 국어 등의 교과서에서 어떻게 다루는지를 파악해 공통된 흐름을 찾는 것이다. 수능 시험을 앞둔 고3에게 ‘교과서를 통해 논술에 접근하는’ 이 방법보다 현실적인 방법은 찾기 어렵다.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최근 2년 동안의 기출 문제와 예시 문항, 모의고사 등을 직접 풀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문제유형과 주제의 특징 및 제시문의 성격과 요구 분량, 지시사항 등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아울러 제시문 독해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 능력은 논제 파악의 출발점이기도 하지만, 제시문을 요약하라는 문제가 자주 출제되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다른 주장이 담긴 글을 200~300자 정도로 요약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고3으로서 엄두가 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언어영역 비문학 문제를 풀면서 하루에 한 지문쯤 ‘원고지’에 요약해 보는 것이 좋다.
논술고사에서 자주 나오는 주제도 가지런히 정리해 두어야 한다. △정체성의 위기, 해법은 무엇인가 △이성, 신뢰할 만한가 △소비와 욕망, 나쁜 것인가 △개인과 사회, 무엇이 우선인가 △가족의 해체, 어떻게 볼 것인가 △양극화 현상, 그 뿌리는 무엇인가 △현대인의 소외, 무엇이 문제인가 △대중문화, 어떻게 볼 것인가 △현대 문명의 위기,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정보화, 인간을 해방시킬 수 있는가 △인간의 생명, 조작해도 되는가 △세계화 시대, 민족주의는 사라질 것인가 △인간에게 환경 문제를 해결할 의지는 있는가 등. 고전적인 문제를 최근의 시사 쟁점과 연결하여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덧붙여서, 수리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수학이나 과학의 핵심 개념의 이해를 바탕으로 이를 인문학적 상상력과 사회과학적 사고력으로 해석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따라서 공식을 대할 때에도 단순히 외우는 것에서 벗어나 공식이 우리 생활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다주었는가, 이런 변화가 어떠한 사회문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가 하는 등 사고를 확장하는 연습이 중요하다. 교과서에 실려 있는 도표 및 그래프를 분석해 이를 수리적 과정으로 서술하는 연습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 박용성 / 여수여고 교사
출처 : 한겨레
날짜 : 2006년 9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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